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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3월 26일 전국 1,500여 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한 영화 '승부'는 한국 바둑계의 전설적인 사제 대결을 스크린에 옮긴 감동적인 실화 드라마다. 이병헌과 유아인의 완벽한 연기 시너지로 구현된 이 작품은 개봉 첫날 9만 7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15분의 러닝타임 동안 펼쳐지는 치열한 승부와 인간적인 갈등은 모든 연령대의 관객들을 사로잡는 중이다.

 

조훈현과 이창호의 사제대결 '승부'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영화 '승부'의 탄생 배경

영화 '승부'의 원작이 된 1991년 MBC 다큐멘터리 '인간시대 - 승부'는 당시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한국 바둑계를 주름잡았던 조훈현 9단과 그의 제자 이창호 9단의 사제 대결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25.7%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인간시대 - 승부

 

 

1991년 다큐멘터리 인간시대 - 승부

"스승이란 걸음마 떼는 제자를 이끌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달리는 제자와 어깨를 나란히 경주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영화 중 조훈현 역의 명대사

 

당시 조훈현은 한국기원 프로기사 최초의 9단으로서 1980년 일본에서 열린 제1회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바둑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인물이었다. 반면 이창호는 12세의 나이로 입단해 '신동'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급성장하던 신예 기사였다. 이들의 대결은 단순한 승패를 넘어 한국 바둑계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영화 제작진은 이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기 위해 무려 3년간의 자료 조사와 현장 답사를 진행했다. 실제 조훈현, 이창호 선수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극본을 완성했으며, 한국기원의 협조를 받아 당시의 바둑 기보들을 정확히 재현했다. 특히 중요한 장면들은 실제 대국 기록을 바탕으로 구성해 바둑 팬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있다.

 

2025 영화 승부

영화 승부의 손익분기점

영화 '승부'의 손익분기점은 180만 명으로 알려져있다. 이 수치를 넘어야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감독 김형주는 한 인터뷰에서 "대중 영화 감독으로서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180만명의 관객이 필요하다" 고 밝힌바 있다. 

현재 개봉 3일차까지 15만 6,588명의 관객을 동원, 초반 흥행세가 양호한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300만 명까지도 흥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지만, 최근 극장가의 침체를 고려할 때 200만 명 선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뭐, 두고 봐야 알겠지만..

 

2025 영화 승부

주요 출연진과 캐릭터의 심층 분석

이병헌이 연기한 조훈현 역은 한국 바둑의 황금기를 이끈 살아있는 전설이다. 1980년 일본에서의 첫 세계 대회 우승으로 '코리아의 기적'을 이룬 인물이지만, 점차 자신의 제자에게 밀려나는 현실과 맞서야 하는 복잡한 내면을 표현했다. 영화에서는 특히 1990년 동양증권배 프로기전 결승에서 이창호에게 패배한 후의 좌절과 재기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유아인이 맡은 이창호 역은 12세에 입단해 '바둑계의 신동'으로 불리던 인물이다. 스승을 존경하면서도 동시에 넘어서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모순적인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실제 이창호의 특징인 무표정한 얼굴과 예리한 눈빛을 재현하기 위해 유아인은 6개월간 전문 바둑 강사에게 사사받으며 역할을 연구했다.

"바둑은 수순이 아니라 사람과의 싸움입니다. 스승님과의 대국에서 그걸 배웠어요." - 이창호 역의 감동적인 대사

 

조연진으로는 문정희가 조훈현의 아내이자 평생의 동반자 정미화 역을 맡았다. 바둑에만 몰두하는 남편을 이해하면서도 한 인간으로서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현명한 아내상을 잘 표현했다. 고창석은 한국기원의 실세 천승필 역으로, 조훈현과 이창호의 대결을 조직적으로 조장하는 이면의 인물을 연기해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영화의 핵심 장면과 숨은 의미

영화 '승부'는 단순한 바둑 대결을 넘어 인간의 승부욕과 성장, 세대교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1990년 동양증권배 결승전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로, 15분 동안 이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연출이 압권이다. 카메라는 바둑판만 비추지 않고 두 기사의 손 떨림, 땀방울, 시선 처리 등 미세한 신체 반응까지 포착해 감정을 고조시킨다.

 

흥미로운 점은 바둑을 모르는 관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교를 부렸다는 것이다. 복잡한 바둑 수순 대신 두 인물의 심리전에 초점을 맞추고, 중요한 순간에는 전문 해설자를 등장시켜 상황을 설명한다. 특히 조훈현이 패배 후 겪는 내적 갈등과 재기 과정은 스포츠 영화의 진수를 보여준다.

 

1990년대의 분위기 재현도 영화의 백미다. 당시 유행하던 카세트 플레이어, 벽걸이 전화기, 대리석 바둑판 등 소품들이 정교하게 구현되었다. 특히 조훈현이 즐겨 마시던 맥주 브랜드까지 시대 고증에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의상팀은 실제 90년대 바둑 기사들의 복장을 연구해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개봉 후의 뜨거운 반응과 전문가 평가

영화 '승부'는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개봉 첫 주말 38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025년 한국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고, 두 번째 주에도 27%의 강한 흥행력을 보이며 1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CGV 골드클래스 평점 9.3, 메가박스 무비포레스트 평점 9.1 등 관객들의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영화 평론가들은 "이병헌의 경이로운 연기 변신"(김동현 평론가), "스포츠 드라마의 새로운 지평"(박세영 평론가) 등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특히 유아인의 연기에 대해서는 "역대급 캐스팅"(이민호 평론가)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호응이 좋다. 바둑계 전문가들도 "바둑의 정신을 잘 전달했다"(한국기원 김창렬 이사)며 영화의 완성도를 인정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가 2020년 말 크랭크인해 2021년 4월 촬영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사정으로 4년간 개봉이 지연된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원래는 OTT 공개를 계획했으나 제작사의 노력으로 극장 개봉이 결정되었고, 이는 올해 최고의 선택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해외 영화제 출품을 검토 중이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