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분기 매출 570억 달러라는 경이적인 숫자를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젠슨 황 CEO는 임직원 간담회에서 시장의 이런 태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3분기 실적 발표 다음 날, 그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회의에서 시장이 회사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고 직설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실적 발표 당일 주가는 5퍼센트나 상승했지만, 그 기쁨은 단 하루도 가지 못했습니다. 목요일 장중 엔비디아 주가는 3퍼센트 넘게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심리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나스닥 지수는 2.1퍼센트, S&P 500 지수는 1.5퍼센트 급락하는 등 시장 전체가 AI 관련주에 대한 우려로 흔들렸습니다.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했던 엔비디아는 불과 몇 주 만에 그 가치가 5천억 달러나 증발하는 충격을 맞았습니다.

AI 버블 논란, 승자 없는 게임이 되다
젠슨 황이 가장 답답해했던 지점은 바로 이 딜레마였습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실적이 나쁘면 AI 버블의 증거가 되고, 실적이 좋으면 버블을 부풀리는 원인이 된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입수한 회의 녹음에 따르면, 황 CEO는 엔비디아가 조금만 실수해도 세계 경제 전체가 무너질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넷에서는 엔비디아가 지구를 떠받치고 있다는 밈이 돌 정도로, 이 회사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황 CEO는 실적이 조금이라도 기대에 못 미쳤다면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연방준비제도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가 자산 버블 가능성을 언급하자, AI 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매도 압력을 받았습니다. 투자자들은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대비 실제 수익 창출이 미흡하다는 점을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적은 완벽했지만 시장은 불안했다
3분기 매출 570억 달러는 전년 동기 대비 62퍼센트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데이터센터 부문에서만 512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4분기 매출 전망치는 650억 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 620억 달러를 크게 상회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완벽에 가까운 실적이었지만, 시장의 기준은 더 높았습니다.
젠슨 황은 회의에서 시가총액 5조 달러를 기록했던 좋은 시절을 농담조로 언급하며, 역사상 단 몇 주 만에 5천억 달러를 잃은 기업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그만큼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자조 섞인 표현이었습니다. 한편 일부 온라인 게시물에서는 엔비디아가 미국 경기 침체를 막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까지 나왔으며, 황 CEO는 이를 인용하며 회사의 경제적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딥워터 자산운용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가이던스가 AI 인프라 붐이 정점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스톡트윗츠의 소매 투자자 심리는 여전히 극도로 낙관적이었지만, 기관 투자자들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나스닥은 목요일 하루 동안 1,100포인트가 넘는 변동성을 보이며 시장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반영했습니다.
순환 거래 구조가 만든 불안 심리
투자자들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엔비디아와 빅테크 간의 순환 거래 구조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알파벳 같은 거대 기술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그 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 되는 구조입니다. 이들 기업은 올해 합산 3,800억 달러 이상을 AI 인프라에 투자할 예정이지만, 실제 소비자 수요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같은 주요 외신들은 이러한 순환 구조가 단기적으로는 AI 붐을 유지할 수 있지만, 최종 사용자 단계에서 수익이 창출되지 않으면 언젠가 버블이 붕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MIT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에 투자한 기업의 95퍼센트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투자액 300~400억 달러 중 단 5퍼센트만이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젠슨 황은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버블론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그는 기존 CPU 중심 컴퓨팅 인프라가 GPU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AI가 완전히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하고, 에이전트 AI가 훨씬 더 높은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세 가지 논거를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 증시도 직격탄을 맞다
엔비디아 주가 하락의 여파는 태평양을 건너 한국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스피는 3,850선까지 급락했고, 한때 3,800선마저 위협받는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AI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매 현상이 나타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삼성증권의 한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강력한 실적 발표가 미국 빅테크와 AI 관련 밸류체인 주가 회복의 시그널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은 여의치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요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완화됐으나, 투자자들의 자산 조정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남아 있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는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학개미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동안 엔비디아에 1조 2천억 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지만, 주가는 10월 말 고점 212달러 대비 15퍼센트 가까이 하락한 상태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 정지 우려와 인플레이션 지표 악화 같은 외부 변수도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황 CEO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 AI 산업 전체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를 드러냅니다. 기술적 성과와 재무적 성과가 아무리 탁월해도, 시장의 과도한 기대와 버블 우려라는 양날의 검 사이에서 기업이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향후 몇 달간 엔비디아의 주가 흐름은 AI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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